92호 대표칼럼-자기 비움과 자기 채움의 선교적 비결

지난 몇달간 COVID-19로 인해 현장 선교사들도 여러 위험을 겪기도 하였고, 연희동 본부도 몇 차례 감염 위험의 위기를 통과하였다.현재 COVID-19가 완전히 종식되리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COVID-19를 어떻게 통제하고, 그 감염 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켜내야 하는가가 관건이다.

어느날 본부 정원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불과 달포 전에 다듬은 정원인데, 여기 저기 잔디들은 말랐고, 정원수들의 머리는 가시덩굴과 잡초들로 점령당한 상태였다. 그날부터 짬을 내서 정원을 돌보기 시작하였다. 예초기 작업이 안되는 부리 깊은 잡초들은 맨 손으로 뽑아냈다. 다행스레 폭풍우가 지나간 후라 부러드러워진 땅을 파기는 수월했다.

잡초들의 세계는 참 신기하고 다채로웠다. 어떤 풀은 허우대는 멀정하나 뿌리가 얕고, 어떤 풀은 겉은 연약해 보이나 땅 속으로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다. 어떤 풀들은 서로 남모른다는 듯 흩어져 있으나 실제 뿌리들은 서로 엃혀서 생강뿌리나 알토란처럼 뭉쳐 있었다. 담쟁이 덩굴은 여기 저기로 뻗어있는 가지들이 있어서 하나를 당겨도 소용이 없었다.

원뿌리 말고도 여기저기 부리를 내린 가지들을 일일이 찾아내서 뽑아내야 하는 발본색원(拔本塞原)작업이었다. 몇 주간의 작업 후 이제는 정원 담장과 화단, 소나무와 전나무, 대나무와 철쭉 등의 아름다운 동선이 되살아나고 있다. 평균 40-70센티 정도 되는 뿌리를 하루에 서너개씩 캘 때 고단함도 있으나, 되살아나는 나무들과 정원을 보니 기쁘기만 하다. 정원의 잡초를 뽑으면서 내 마음의 쓴 뿌리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있다.

둑처럼 슬그머니 들어와 내 영혼의 정원을 점유한 다양한 죄성의 뿌리를 뽑는 작업 말이다. 우리 마음의 정원을 잡초같은 죄들이 점유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에게 주신 선교의 첫번째 장인 내 영혼의 정원을 날마다 살피고, 물을 대고, 주의 말씀으로 영양을 계속 공급해야 하겠다.우리는 고국과 해외의 선교의 현장에서 매일 죄의 쓴 뿌리를 뽑고 주의 말씀으로 채우는 성령의 역사에 참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도 바울과 믿음의 선배들처럼 자기 비움과 자기 채움의 비결을 배우기에 힘쓰자.